공대 출신이라면 칼만필터를 한번쯤은 들어 보았을 것이다. 조금 더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칼만필터가 다음과 같은 일을 한다고 들었을 것이다.
칼만필터로 신호에 섞인 노이즈를 제거할 수 있다.
칼만필터로 센서가 측정하지 못하는 것도 추정할 수 있다.
칼만필터로 여러 센서를 융합하여 더 좋은 측정값을 만들 수 있다.
칼만필터로 기계 장치에 난 고장을 감지할 수 있다.
칼만필터로 적 항공기를 추적할 수 있다.
칼만필터로 선물 또는 주식의 가격을 예측할 수 있다.
이 정도라면, 칼만필터만 잘 다룰 줄 알면 뭔가 대단한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래서 칼만필터는 공대 출신에게 로망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칼만필터는 공학의 모든 분야에 걸친 막대한 영향력 때문에 추정 이론 분야의 가장 위대한 성과로 일컬어지고 있다.
칼만필터의 명성은 구글 검색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구글에서 칼만필터를 검색해 보면 2021년 3월 3일을 기준으로 11,400,000건의 검색 결과가 나온다.
구글 스칼라에서도 846,000건의 학술 자료가 검색된다.
칼만필터가 학술 연구 분야에서도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칼만필터는 무엇인가.
칼만필터는 Rudolf Emil Kalman (1930~2016)이 개발한 '선형 최소 평균 제곱 추정기'다. 칼만이 1960년에 발표한 논문 'A New Approach to Linear Filtering and Prediction Problems'에 기원을 두고 있다. 칼만필터는 처음에 크게 주목을 끌지 못했다고 한다. 아마도 선형 시스템에만 적용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NASA Ames 센터의 Stanley Schmidt가 칼만필터를 비선형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고(이를 확장 칼만필터라고 한다), 1961년 이를 NASA 아폴로 달 프로그램의 궤적 추적 문제에 적용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루돌프 칼만은 과학기술계에 끼친 공로를 인정받아서 2009년에 미국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National Medal of Science를 받았다.
선형 최소 평균 제곱 추정기에 대해서는 차차 알아보기로 하고, 우선 칼만필터는 칼만이 개발한 필터라고 알면 된다. 필터라고 해서 어떤 기계 장치나 회로가 아니라 수학 알고리즘이다. 칼만필터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서 기능이 구현된다.
그럼 왜 이름이 필터인가.
필터는 본래 액체나 기체에 섞인 불순물을 걸러내는 물리적인 장치를 의미했다. 우리집에도 정수기 필터, 공기청정기 필터가 있다.
진공관 시대에는 전기 신호를 걸러내는 아날로그 회로에도 필터라는 이름을 붙여 사용했다. 전기 신호를 걸러낸다는 뜻은 서로 다른 주파수 성분이 혼합된 신호에서 원하지 않는 주파수 성분을 감쇠 시키거나 원하는 성분을 증폭하는 것이었다.
1930대와 40년대에는 필터의 개념이 확장되어서 노이즈로부터 신호를 분리한다는 뜻으로 사용되었는데, 신호를 분리한다는 것은 노이즈와 신호의 합으로부터 신호를 추정한다는 뜻이었다. 그로부터 필터는 추정의 의미로도 사용되게 되었다.
칼만필터가 대단한 역할을 하는 것에 비해 알고리즘 자체는 매우 간단하다. 따라서 사용하기도 쉽다. 다음 포스트에서는 칼만필터의 알고리즘을 살펴보고, 이를 이해하고 적용하기 위해서는 어떤 분야의 지식이 필요한지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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